살아가며

5살과의 대화

머날바 2018. 3. 28. 08:43

 퇴근 이후 저녁 일과는 거의 정해져 있다. 

아내와 함께 애들 밥 먹이고 잠깐 놀아주다 보면 벌써 잠잘 시간이다. 그 와중에 둘째 녀석은 장활동이 왕성해서 기저귀를 1번에서 2번 정도 간다. 취침 전 애들 목욕은 내 담당이다. 매일 반복하는 일이다보니 무료하기도 하고 첫째 녀석도 욕조에서 노는게 심심해 보였다. 


'노래나 틀어줄까?'


스마트 폰에 저장된 노래를 보니 <믿음의 가정>이란 노래가 있었다. 이전 교회 다닐 적에 가메오 형님이 보내준 곡이다.


스마트폰에 관심이 많은 첫째는 노래를 유심히 듣는다.


"아빠, 믿음이 모야?"


나는 순간 멈짓했다. 믿음을 어떻게 설명하지?


''어... ..."


"엄마, 아빠가 세주 사랑하는거 믿지요? "


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게 믿음이야."


"그럼 아빠, 사랑이 모야?"


''어... ..."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언어의 장벽에 부딛힌 나는 행동으로 보여주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아빠가 세주 사랑해요. 이게 사랑이야."


아이가 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몸소 실천하고 보여주는 것이 좀 더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기를 닦아 주자 아이는 엄마한테 달려가서 내게 던졌던 똑같은 질문을 엄마에게 던진다.


아내는 과연 모라고 답했을까?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체력이 축나기도 하지만 번뜩이는 질문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한바탕 웃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