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보면서 내가 진실로 글을 쓰고 싶은 이유가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돈을 벌고 싶은 마음도 있고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금은 그냥 쓰고 싶었다. 내 인생에 있어서 책 한권 정도 남긴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이면 사회복지 관련 책을 내보고 싶다. 좀 더 욕심을 내자면 번역서도 내고 싶다. 그리고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여행서적도 내고 싶다. 과연 이 모든 것이 가능할까? 지금 이 생각이 공상같기도 하고 한여름밤의 꿈속 같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성과를 내겠다는 기대없이 가볍게 시작하면 가능하다고 말이다. 하루에 8분씩 매일 글쓰기 하루에 8분씩 글쓰기는 왠지 가능해 보인다. 회사에서 인터넷 검 색하는 시간도 10분은 넘을 것이고 집에..
나는 내가 평생 사회복지에서만 일할 줄 알았다. 출근해서 입퇴원 환자 파악하고 관련 서류 작성해서 제출하는 일 말이다. 10시 30분에는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환자 면담 요청 들어오면 상담을 한다. 남들이 보면 특별해 보일 수 있는 일이지만 나에게는 일상이다. 그러던 나에게 돈벌이 다급해졌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내 수중엔 돈이 없었다. 나는 매달 40만원의 용돈을 받는다. 여기서 주유비 30만원, 핸드폰비 4만원을 빼면 남는게 별로 없다. 그 안에서 기념일을 챙기다 보면 카드값 할부인생이다. 내가 돈 1만원에 웃고 울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누군가 내게서 1만원을 뺏어 간다면 나는 죽기 살기로 덤빌 것이다. 내 마음 상태가 그랬다. 내 마음은 빈 지갑보다 더 허기졌다. 그런 내..
퇴근 이후 저녁 일과는 거의 정해져 있다. 아내와 함께 애들 밥 먹이고 잠깐 놀아주다 보면 벌써 잠잘 시간이다. 그 와중에 둘째 녀석은 장활동이 왕성해서 기저귀를 1번에서 2번 정도 간다. 취침 전 애들 목욕은 내 담당이다. 매일 반복하는 일이다보니 무료하기도 하고 첫째 녀석도 욕조에서 노는게 심심해 보였다. '노래나 틀어줄까?' 스마트 폰에 저장된 노래를 보니 이란 노래가 있었다. 이전 교회 다닐 적에 가메오 형님이 보내준 곡이다. 스마트폰에 관심이 많은 첫째는 노래를 유심히 듣는다. "아빠, 믿음이 모야?" 나는 순간 멈짓했다. 믿음을 어떻게 설명하지? ''어... ..." "엄마, 아빠가 세주 사랑하는거 믿지요? " 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게 믿음이야." "그럼 아빠, 사랑이 모야?" ''어...
병원에서 오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사무실에 들어오니 카톡이 와 있었다. 아내가 사진으로 좋은 글귀를 보낸 것이다. 아내와 같이 살아보니 쑥쓰러움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같은 성향이 사람이라면 직접 말을 했을 텐데. 아내는 면전에서 말하기 보다는 이렇게 카톡이나 편지로 자신의 마음을 종종 표현한다. '귀여운 구석이 있어.' 나도 카톡을 날렸다. 아내에게서 답장이 왔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진다. 하늘은 미세 먼지로 뿌옇고 사무실 책상은 밀린 일로 가득이지만 힘이 난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나의 심장이 마르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 준 아내가 참 고맙다.